이번 블로그를 통해 저희가 영상 속에 다 담아 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보려 합니다. (영상은 하단에 있어요)
"제일 마지막이 이제 엔지니어링 회사입니다” (심창수 교수님, 중앙대학교 건설환경시스템공학과)
설계사에 사람이 없다.
요즘 설계사에는 나가는 사람은 늘어나고, 들어오는 사람은 점점 더 줄고 있다. 사람은 줄어드는데 해야 할 일은 그대로 있으니 남아있는 사람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하다.
영상에서 인터뷰하는 한 설계자 분의 한 숨 속에서 정말 지금 인력난이 단순히 일하기 싫은 직장인의 투정이 아니구나 하는 것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건설환경공학과 학생들의 진로는 공사와 공기업, 대학원, 시공사를 제외하고, 설계사가 가장 후순위에 있고, 설계사를 희망하는 비중은 더 줄어들고 있다. 산업의 미래인 학생들마저 외면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설계사에 가면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제대로 보상받고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 가장 크다.
‘왜 이렇게 된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아래 외부 블로그를 방문해 보길 권장한다.
➡️ [블로그] “자네, 토목구조설계 한번 해볼 생각 없나?”
현 시대의 토목 설계자들은 업계 내에서 한 명의 기술자로 인정받기 보다는 성과품이라는 상품을 하나하나 찍어 내는 기계와 같은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하고, 그것이 곧 이익으로 발생하기에 어떻게든 많이 만들어 내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다.
기술자는 성과품을 만들어 내기 이전의 상상력과 기술을 적용하여 최적의 설계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가치를 인정받는데, 지금은 성과품을 생성해 내는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설계자가 기술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설계를 제시하는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단순히 성과품을 만들어 내는 기계가 아닌 기술자 본연의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바꿀 수는 없지만 기술자들의 역량을 펼치고 지금의 업무환경들에 지원할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고, M-Suite이 그 시작이 될 거라 생각한다.
기본설계과정에서 우리는 먼저 초기 설계안을 만들기 위해 해당 프로젝트와 유사한 기존의 사례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프로젝트를 찾고, 프로젝트를 했던 사람을 찾고, 프로젝트 자료의 위치를 찾는다. 회사 내부에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고, 없으면 내 모든 인맥 능력을 평가받을 기회가 된다.
기존 프로젝트의 설계안을 참고하여 새로운 설계안를 만들고 가정 단면, 경간 길이, 물성치 등의 변수들로 해석 모델을 프로그램 내에 생성한다. 해석으로 나온 부재력을 가지고 설계를 진행 해 보고, 다시 단면을 변경하여 모델을 수정하며 다시 해석하는 이 과정들을 반복한다. 초기 설계안에 따라 검토한 최종 설계안으로 우리는 다시 기계가 되어 설계 성과품인 도면, 계산서, 수량을 생성해 낸다.
이렇게 해서 끝이면 얼마나 좋을까?
더 나은 설계안을 만들기 위해, 혹은 다른 어떤 우리가 모르는 이유들로 설계의 수정이 일어나게 되면 이 모든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
각각을 수행하는 방식은 이미 다 있지만 이 작업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수정이 일어나면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찾아서 수정해 줘야 하니 실수가 발생하고 스트레스로 흰머리만 느는 듯하다.
많은 문제들이 결국 우리의 업무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정보의 단절에서 오고 있다.
처음 설계를 시작하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지식 정보(Knowledge data) 공유의 단절을 겪고 있다. 그리고 개별적인 업무 과정 안에서의 각 작업들 간의 설계 정보(Design data)와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업무의 프로젝트 정보(Project data)도 모두 단절된 채 진행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업무 프로세스 안에서는 우리가 직접 이 단절된 정보들을 다시 모아서 연결하고 있지만, 사실 이 정보들 만이라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환경이 우리에게 주어진다면 시간도 줄일 뿐만 아니라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휴먼 에러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M-Suite는 이 단절되어 있는 정보들을 연결하여 설계자들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설계 계산서는 한 기업의 경험과 자산이 녹아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기업 외부로는 잘 공유되지 않는다. 이 정보들이 한 곳에 모여 공유되고 발전된다면 매번 각자가 자료를 찾고 다시 수정을 해서 만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기술자들의 전체적인 기술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마이다스는 Design Center로 이러한 기술자를 위한 지식정보 공유의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Design Center의 시작은 쉽게 생각하면 기존에 마이다스에서 제공해 왔던 ‘따라하기’ 자료처럼 운영할 계획이다.
많은 설계자분들에게서 ‘따라하기’가 유형별로 설계를 배울 때 굉장히 유용했다는 의견을 받아왔다. 하지만 따라하기의 경우 프로그램을 익히는 목적의 역할까지만 할 뿐, 프로젝트의 다양성에도 부족하고 실제 설계 수식을 적용한 계산서의 제공도 아쉬웠던 점이 있다.
뒤의 API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설계 수식 계산뿐 만 아니라 성과품 생성을 포함한 설계 전반의 프로세스까지 담은 계산서를 마이다스가 직접 제작하여 기술자 분들에게 제공하려 한다. 이 계산서를 통해 기술자들은 M-Suite을 더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설계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인의 설계 프로젝트에 맞춰서 최적화할 수 있다.
시작은 마이다스가 제공하는 계산서로 하겠지만, 기술자들이 이 계산서들과 M-Suite에 더 익숙 해 진다면 추후에는 기술자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계산서들과 컨텐츠들을 Design Center를 통해 공유하는 환경을 만들어 본인의 프로젝트에 맞는 기술을 더 빠르게 찾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M-Suite 베타테스트에서는 이 시작이 될 계산서 예제들을 제공할 계획이며 기술자분들의 의견을통해 더 발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설계과정 안에서 정보의 연결은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수 많은 설계 정보들이 생성되고 변화되며 설계가 완성되어 간다. 각 설계 과정의 정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면 사람이 계속 수동으로 정보를 바꿔줄 필요가 없이 연결된 정보의 모체 정보인 설계 계산서 안의 정보를 통해 ‘내’가 아닌 ‘진짜 기계’ 가 한 번에 만들어 줄 수 있다.
초기 설계에서 나오는 형상, 길이, 단면치수 등의 정보들을 구조해석 프로그램에 연결하여 처음부터 구조해석 모델을 직접 만들 필요없이 연결된 정보로 모델링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구조해석을 통해 나온 부재력을 통해 또 다시 설계 계산서에 입력하여 기준에 맞는 설계를 수행하는데, 이 부재력의 정보 또한 설계 계산서에 연결하여 우리가 직접 데이터를 수동으로 옮길 필요 없이 자동으로 부재력을 가져와 설계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부재력 뿐만 아니라 구조해석 프로그램에서 단면을 수정하며 설계를 진행할 경우 계산서와 정보를 연결 해 둔다면, 계산서의 형상과 단면 치수들까지 양방향 연동이 가능하다.
엑셀 계산서로 가져와서 설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설계자들이 직접 계산서를 수정하고 더 다양한 설계를 할 수 있는 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설계자들은 구조해석 프로그램에서 추가로 제공하는 설계 계산서 방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에 직접 입맛에 맞춰 수정하며 쓸 수 있는 엑셀 계산서로 설계하고 있다.
그래서 설계자들의 현재 실무 프로세스를 벗어나지 않고 더 확장할 수 있게 정보만을 연결해 주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도 프로그램에 묶이지 않는 자유로운 설계를 할 수 있다.
설계를 마치고 나오는 설계 정보들을 또 다시 활용하면 기본적인 3D(BIM)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게 된다. 구조설계에서 제외하는(무시하는) 형상과 부재들에 대해서는 추가로 모델링을 해 주거나 모듈의 기능으로 생성해 주는 방식이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인 구조의 형상과 단면, 철근 등의 정보들은 설계과정에서 다 정해지기 때문에 충분히 3D 모델을 구성할 수 있다.
3D 모델을 우리가 손에 넣게 되면, 다시 그 정보들을 통해 도면(2D)과 수량을 자동으로 생성해 낼 수 있고 원한다면 다른 3D 프로그램으로 변환시킬 수도 있다.
사실 이것을 두고 현재 업계에서 이야기하는 BIM설계와 뭐가 다르냐고 할 수 있다. ‘정보를 연결한 설계’라는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지만, M-Suite가 추구하는 것은 ‘설계자’들을 위한 BIM설계이다.
현재 업계에서 말하는 BIM은 모든 통합의 기준이 BIM모델(3D 모델)을 시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설계자들이 이 3D 모델을 만드는 시기가 초기 설계 과정이 아니라 모든 설계가 끝나고 나서 성과품 만들 듯이 덤으로 만들고 있다. 전면 BIM은 설계 과정부터 BIM모델로 시작을 하는 거지만, 사실 이것도 형상과 단면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가정으로 만들어야 하고, 이후에 수정작업이 필수로 들어간다. 하지만 M-Suite은 그것보다 먼저, 토목 구조물의 시작과 근본이 되는 구조설계에 초점을 두고 전체 설계 과정의 정보들을 연결하여 설계자들이 설계를 더 잘 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전체 설계 과정을 하나의 정보를 통해 연결해 둘 수 있게 되면, 이젠 더 이상 설계수정에 겁먹지 않아도 된다. 단 하나의 데이터 수정으로 발생하게 되는 모든 재설계의 과정을 이제는 연결된 정보를 통해 자동으로 한 순간에 업데이트를 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원하지 않더라도 설계에서 수정은 밥 먹듯이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초기 세팅 시간이 조금 걸린다 할지라도 정보가 연결된 설계 프로세스를 구축해 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많은 업종들에서 프로젝트의 공유 솔루션은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건설시장에서도 전혀 생소한 이야기는 아니다.
설계 안에서는 하나하나 작은 설계 정보들을 봤다면, 프로젝트의 정보는 큰 단위의 데이터이다. 작은 규모의 토목 설계 프로젝트도 많지만, 규모가 크고 양이 많아 한 사람이 모든 걸 다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여러 사람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단절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 전체 프로젝트의 정보들을 연결하는 환경이 바로 ‘WORKSPACE’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시작 단계에서는 프로젝트 정보의 공유환경을 먼저 구축하려 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수 많은 이력들이 현재는 한 곳에 모이지 않고 흩어져 있어 협업을 하는 사람들이 공유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전체 프로젝트의 구조 모델에 표기되는 코멘트와 이력 등의 정보들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관리자와 설계자, 그리고 외부인들과 이미지나 보고서, 또는 이메일로 프로젝트의 진행을 소통하던 방식이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가능해진다.
그 이후에는 위의 ‘BIM설계’에서 이야기했던 설계 정보들과 성과품들까지 플랫폼을 통해 하나의 프로젝트를 여러 설계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렇게 된다면 많은 수정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소통의 단절도 해소하며, 의미없이 성과품이나 보고서를 계속해서 생산해야 했던 일들도 많은 부분이 생략될 것이다.
아직은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라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지만 마이다스는 WORKSPACE가 가져올 설계 업무 환경의 놀라운 변화가 설계자들에게 일상이 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앞에 서있다.
소용돌이는 시대에 따른 기술의 변화일 수도 있고, 사회적 현상일 수도 있지만, 우리를 어디로 이끌 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소용돌이를 대하는 방식도 저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큰 수레를 만들어 짐을 싣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자 할 것이고, 누군가는 견고한 구조물을 지어 소용돌이를 대비하고자 할 것이다.
M-SUITE은 기술자가 변화하는 환경에 잘 대비할 수 있게,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자원을 아낌없이 제공하며 기술자의 꿈을 지원하는 위치에서 함께 하고 싶다. 그러니 더욱 M-Suite을 제대로 가꾸어 나가기 위해 기술자분들에게 많은 참여와 의견을 부탁드리고 싶다.
우리들은 어떻게든 이 소용돌이를 헤쳐나갈 것이다.
중력이라는 불가역적인 우주의 힘을 거스르는 것이 일상인 구조 설계자들에게 한낱 소용돌이가 무슨 문제일까? 다만 우리에게 기술력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이제는 해석과 설계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설계업무 전체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지원하여 설계자들이 더 기술적으로 발전하고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라보려 한다.
마이다스는 언제까지나 기술자들의 꿈을 지원하는 도구이자 파트너로서 있을 것이다.
⬇️[영상] M-Suite : Engineering Possible